3.8 민주의거는 1960년 3월 8일 대전의 고등학생들이 독재와 부정, 부패로 얼룩진 자유당 정권에 대항하였던 민주화 운동으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고 4.19 혁명의 초석이 되었던 역사적 사건입니다. 2018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으며 우리가 꼭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역사입니다.
3.8 민주의거
당시 대한민국의 집권여당이던 자유당은 오로지 권력 유지하기 위해 부정과 부패를 일삼고 있었습니다. 3선에 성공해 장기 집권 중이었고 그해 3월 15일에는 대통령과 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대통령과 부통령을 같이 뽑았는데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조병욱이 미국에서 사망하자 그로 인해 이승만 대통령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당시에는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 등 금권 선거가 횡행했고 학생들에게도 집권당의 신문을 강제 구독하게 하고 영화상영 중에 특정 후보의 업적을 다룬 뉴스 영화를 관람하게 강요하기도 하고 가정방문을 빌미로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부정선거의 기미가 여기저기서 올라왔습니다. 학생들의 눈으로 본 그 시대는 혼돈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3월 8일 대전에서는 당시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장면 박사의 선거 유세가 계획에 있었는데 교육청에서는 학교에 학생들을 유세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라는 출입 금지 공문을 여러 차례 발송했고 만약 학생들이 유세장에 나오면 교장, 교감을 문책하겠다는 엄포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독재정권에 학생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대전지역 학교 학생 대표들이 모여서 3월 8일 연합시위를 벌이기로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몇몇 학교에서는 기말고사 시험이 난데없이 앞당겨져 실시됩니다. 그리고 이곳 대전 고등학교에서는 학생간부 19명이 교문 밖 교장 관사로 호출돼서 교장선생님의 기나긴 훈시를 듣게 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로는 당시 거사를 알게 된 학생 중 한 명이 경찰인 친형에게 시위 사실을 발설하게 되어 이를 알게 된 경찰들이 학생들을 학교에 잡아두기 위해 온갖 계책을 모의했던 것입니다.
몰래 교장 관사를 빠져나온 대전 고등학교 학도호국단 규율부장 최정일 학생이 학교에 남아있던 대표들에게 연락을 했고 각반에 간부들을 배치해서 운동장에 집결시키고 결의문을 낭독했습니다.
학생들은 부정선거 방지와 독재 타도, 학원의 자유를 외치며 시위를 펼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덜미를 끌려 연행되는 학생도 있었고 얻어맞거나 도망치다 논바닥의 인분통에 빠지는 학생. 물세례를 받고 곤봉에 귀를 맞아 고막이 터지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10대 학생들의 시위에 경찰이 폭력으로 맞선 것입니다.
경찰의 진압에 의해 그렇게 흩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했고 시위는 3월 8일 대전 고등학교에서 시작해서 3월 10일에는 대전 상고학생들의 합세로 이어졌고 1600여 명의 시위에 참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물론이고 걱정되어 따라온 선생님까지 약 100여 명이 무자비하게 연행되었습니다.
학생들은 경찰들의 진압을 피해 도망 다녔고 그렇게 도망 다니는 학생들을 숨겨주고 음식을 챙겨주는 시민들까지 생겨났습니다. 대전시내를 뒤집어 놓았던 학생들의 시위는 이후 억압받고 위축됐던 시민들의 의식을 일깨웠고 4.19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가기념일,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역사
시대의 모순에 당당하게 맞서 희망을 써 내려간 10대들의 용기와 정신이 담긴 대전 3.8 민주의거는 충청권 최초의 학생민주화운동이었으며 이후 마산의 3.15, 서울의 4.19 혁명으로 이어지는 불씨이자 도화선이 되었으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민주화 운동입니다.
2018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면서 조금씩 3.8 민주의거가 알려지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또한 대구 2.28, 마산 3.15 의거에 대해서도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 그날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알리는 일은 우리의 몫입니다. 독재와 부패로 얼룩진 시대에 민주화의 새 봄을 볼러온 이 중요한 역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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